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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울타리 조금 열었더니 '이들'이 나타났다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쳐놓은 울타리가 다른 야생동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저희 보도 후에 환경부가 울타리 일부를 개방했습니다. 막혔던 길을 터주자 산양은 물론 삵과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들의 이동이 다시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짙은 숲 속, 숲을 따라 길게 쳐진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을 가로막습니다.

울타리를 넘지 못한 산양은 이튿날 아침에도 찾아왔지만 이번에도 울타리를 넘지 못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 멧돼지의 이동을 막기 위해 쳐놓은 울타리가 다른 야생동물의 이동까지 막아 서식지가 단절된 겁니다.

울타리 근처에서 굶거나 탈진해 죽은 산양은 지난해 가을까지 19마리,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잇따라 폐사하자 환경부가 울타리 일부를 개방해 길을 터줬습니다.

노루가 자주 울타리를 건너가고, 피해를 입었던 산양의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300m 간격으로 폭 2m씩 24곳을 개방한 뒤 삵과 너구리, 토끼 같은 야생동물의 이동이 활발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강원 화천에서 시범 개방한 멧돼지 차단용 울타리는 7km 구간에 이릅니다.

울타리 개방은 야생 멧돼지의 서식밀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거나 포획틀로 잡아 개체 수가 줄어든 겁니다.

[김영준/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 양돈농가가 없는 상태고 약간의 개방도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방역에는 영향이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지난 2019년 10월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설치된 야생 멧돼지 차단 울타리는 2년여 만에 1,643km로 늘었습니다.

환경부는 조만간 전문가 회의를 열어 울타리 개방 지역을 더 늘릴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화면제공 : 한상훈·국립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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