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수상태로 병원에 있던 환자가 휴대전화 요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누군가 이 환자 전화기로 몰래 결제한 건데 알고 보니 같은 병실 다른 환자의 소행이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월, 충북 청주의 한 편의점.
한 남성이 담배와 먹거리를 골라 휴대전화로 모바일 결제를 합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이 금액이 적힌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는 이 남성이 아닌, 편의점 옆 병원에 입원해 있던 A 씨에게 날아왔습니다.
물건을 샀다는 그날, A 씨는 혼수상태였습니다.
[A 씨 누나 : 당황했죠. 병원에 있어서 꼼짝도 못 하는데.]
요금 고지서를 수상하게 여긴 A 씨 가족은 결제가 이뤄진 가게의 CCTV 영상을 확인해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A 씨 휴대전화로 계산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A 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해있던 20대 남성 B 씨였기 때문입니다.
[A 씨 누나 : 이 사람이 나가서 자기가 사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음식을 배달시켜가지고. 동생 핸드폰으로 다 시켜 먹은 거야.]
B 씨는 30만 원인 결제 한도를 100만 원까지 올리기도 했습니다.
B 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피해자의 결제 정보를 본인 휴대폰으로 옮겨 범행을 이어나갔습니다.
A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병원에서 퇴원했는지를 확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B 씨 : 돈이 없어서 먹을 거라도 사 먹고 싶어서 (했어요.) 피해자가 지금 전화 주신 분 말고도 여러 명 있긴 있어요.]
B 씨가 두 달간 A 씨 휴대전화를 통해 구매한 금액은 2백여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B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개인정보를 빼돌린 수법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