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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산 잘못했네?'…"9,990만 원 반납하세요"

'코딩 오류' 중기부 황당 행정에 분통

<앵커>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금을 받았다가 다시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계산이 틀렸다며 받은 돈을 다시 반납하란 건데요, 1억 원을 받았다가 9천990만 원을 내놔야 하는 경우까지 있는데 저희 취재 결과 줬다 뺏는 이런 황당한 잘못을 해놓고도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습니다.

임태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어린이 수영장입니다.

청소에 수질관리, 임대료까지 매달 큰돈이 나가는데도 그동안 정부 지시로 단체 강습이 줄줄이 취소돼서 누적 적자만 몇억 원입니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에 손실보상금으로 1억 원을 받아서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최근 10만 원 빼고 9천990만 원을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지영/어린이수영장 업체 대표 : 직원들의 급여나 관리비나 임차료 모두 다 추가 대출을 통해서 제가 마련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어떻게 지금 그 손실보상을… 환수를 한다고 한들 정말 이건 실행될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죠.]

경기도의 이 키즈카페 주인은 손실보상금 2천500만 원 중 2천만 원을 뱉어내야 하는데, 받았던 돈은 이미 빚 갚는데 다 써버린 상황입니다.

[김정훈/키즈카페 대표 : 돈 받아서 밀린 월세·관리비 내고. 다도 못 냈죠, 일부 내고. 또 버텨서 4분기 손실보상금 나오면 일부 내고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데… 오히려 저는 정부한테 빚을 더 지게끔 만들어진 거잖아요?]

이 '줬다 뺏는' 황당한 행정은 중소벤처기업부 잘못 때문이었습니다.

국세청에서 해당 자영업자들의 세금 자료를 불러와서 보상금 계산을 하는데, 프로그램을 잘못 만들어서 엉뚱한 숫자를 넣고 계산을 했던 겁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 '영업이익' 셀(칸), 이런 걸 불러왔었어야 되는데 저희는 그렇게 코딩을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안 된 거죠. 확인을 해보니까 다른 셀(칸)을 불러왔다 보니까 보상금이 다르게 나온 거였고요.]

그랬다가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고는 몇 달이 지나서 초과 지급된 보상금을 반납하라고 통보한 겁니다.

특히 코로나 직전에 개업한 업주들은 누적 적자에 비해 보상금이 턱없이 적어서 상당한 금액을 도로 돌려줘야 할 처지입니다.

차라리 애초 손실보상금을 주지 않았더라면 일찍 폐업하거나 다른 방법을 써서 피해를 줄였을 텐데, 뒤늦은 정부의 환수 통보로 애꿎은 '정부 빚'만 더 늘어난 셈입니다.

이렇게 받은 보상금을 토해내게 된 사람은 4만여 명.

중기부는 절차대로 돈을 다 돌려받겠다면서도, 대혼란을 불러온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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