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에토미데이트는 수면마취제로 오남용 되기도 해서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립니다. 서울 강남의 한 의사가 이 마취제를 미끼로 성범죄까지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일부 병원에서 프로포폴 대체재로 에토미데이트를 오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이 병원 의사 강 모 씨는 SBS 보도 이후에도 이름을 바꿔 계속 진료해 왔습니다.
강 씨가 여전히 에토미데이트를 수면유도제로 오·남용할 뿐 아니라, 이곳을 찾은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신고가 지난해 말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피해 여성 : 자기의 노예가 되는 거예요. 그냥 왜냐면 이게 약을 들고 있으니까 우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맞고 싶잖아요. 그 사람한테 복종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경찰 조사에서 강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한 여성은 최소 4명.
이들은 강 씨가 에토미데이트 투약을 미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정신이 혼미한 틈을 타 가혹행위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여성 : 내가 중독이 된 걸 인지한 그 사람(강 씨)이 안 뒤로부터 성추행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이제 몽둥이로 때리기까지 했어요.]
강 씨가 더 많은 양의 에토미데이트를 투여하기 위해 진료기록을 조작한 혐의도 포착됐습니다.
3개월 수사 끝에 경찰은 오늘 강 씨를 준강간과 강제추행,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에토미데이트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프로포폴처럼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오남용을 해도 처벌할 수 없어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습니다.
[정영석/변호사 : 구매자인 의사나 병원을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범죄에 이용하는 사람들은 형사 제재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합 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