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탑건' '할리우드 연출' 평가까지…이례적인 북한의 영상 공개
[북한 조선중앙 TV : 전략무기 시험발사 성공의 기쁨이 발사장에 차고 넘쳤습니다.]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 발사가 실패하며 체면을 구긴 북한이, 대내외 선전 효과를 노린 걸로 추정됩니다. 워낙 파격적이어서 외신에서는 '북한판 탑건(Top Gun, 1986년 제작된 전투기 파일럿 주제의 영화)이다', '할리우드 방식 연출이다' 이런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직후에도 이런 식은 아니었습니다. 발사 장면만 볼까요? 당시엔 숫자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카운트다운을 실시했는데 이번에는 발사 구령 장면을 세 차례나 집어넣고 영화처럼 촬영했습니다. 2017년 보도에선 김정은이 군 간부들과 기뻐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는데 이번엔 군인들과 활주로를 거니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담아 공개했습니다.
화성-15형 때보다 확연히 짧아진 발사 장면…'짜깁기 의혹' 불거진 이유
반면 화성-17형 영상에선 20~30초 단위로 지상 장면이나 항공 촬영 장면이 삽입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극적 효과를 높이려 한 걸까요? 분명한 건 이렇게 공을 들인 편집에도 '미사일 기종 논란'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일정을 조작하기 어렵단 반론도 있지만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화성-17형을 쏜 게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론 화성-15형을 쏜 것이고 영상은 다른 날 찍어 놨던 화성-17형 발사 장면이랑 짜깁기해서 내보냈다는 거죠.
김정은 키보다 그림자가 길다고?…군 "화성-17형 아닌 기존 15형 쐈을 가능성"
이렇게 보는 여러 근거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일단 그림자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쏜 시각은 낮 2시 34분입니다. 김정은 사진이 찍힌 시간대도 낮 시간일 가능성이 크겠죠? 그럼 그림자 길이가 짧아야 하는데 길어도 너무 길다는 거죠. 실제 키보다 그림자가 더 길죠?
영상 속 날씨가 오락가락한 것도 주목하고 있어요. 지휘소 안에서 김정은이 바라보는 현장은 흐린데, 미사일이 치솟는 영상과 사진에선 맑은 하늘이 보인다는 겁니다.
군과 정보당국은 또 위성을 포함해 여러 정보자산을 종합한 결과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던 화성-15형을 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신동환 / 편집 : 차희주 / 제작 : D콘텐츠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