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퀵으로 돈다발 배송받은 현역 군인 "사기 미수"

<앵커> 

퀵서비스를 통해 쇼핑백 하나를 받기로 했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 안에는 수백만 원의 현금이 들어있었는데, 현역군인인 이 남성이 사기 범죄를 시도해 돈을 챙기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형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오후 퀵서비스 기사 A 씨는 수원에서 쇼핑백 하나를 받았습니다. 

휴대전화를 전달해달라는 의뢰였는데, 막상 받아보니 내용물이 달랐습니다. 

허술하게 포장된 안쪽으로 돈다발이 보였던 겁니다. 

[A 씨/퀵서비스 기사 : 부직포 쇼핑백 안에 맨 밑에 돈다발이 들어 있는 비닐봉지가 있고, 그 위에 과자 봉지가 있었어요.] 

1만 원권 100장씩 묶어놓은 돈다발이 9개. 

범죄 관련 자금으로 의심한 A 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배송지였던 서울 서초구 양재역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6시 30분쯤, 약속 장소에 나온 사람은 22살 김 모 씨. 

김 씨는 이곳에서 차에 탄 채로 퀵서비스 기사에게 물품 전달을 요구했습니다. 

[A 씨/퀵서비스 기사 : 자기가 다리가 다쳐서 (차에서) 내릴 수가 없다는 거예요. 상식적으로 다리를 다쳐서 못 내릴 정도면 운전을 어떻게 하고 왔지 (생각했습니다.)] 

잠복했던 순찰차가 차량을 추격한 끝에 김 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현금 900만 원은 김 씨가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본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들을 팔겠다며 받은 돈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사람 명의 대포폰이 필요한 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넘기는 이른바 '휴대폰깡'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김 씨는 실제로는 개통해놓은 휴대전화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기 미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수도권의 한 군부대 소속 상근예비역인 김 씨는 퇴근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 신병을 넘겨받은 군사 경찰도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