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018년 북한과 미국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은 당시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그 이후 4년여 동안 북한은 도발을 이어오면서도 지켜야 할 선을 넘지는 않았었는데, 오늘(24일) 발사로 그 약속이 깨지게 됐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남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던 2018년 4월 21일,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사업이 완료됐다며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의 유예를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주체107, 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다.]
선언의 신뢰성 담보를 위해 풍계리의 핵 실험장 폐기를 약속하고, 한 달 뒤 실제로 폭파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 남북미 대화가 표류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신형 단거리,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쏘고 열병식에서 초대형 ICBM을 공개해도 이른바 '레드라인'은 넘지 않은 것으로 한미는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월 20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유예의 철회를 시사했고, 오늘 4년 3개월 만에 결국 금기시됐던 ICBM급을 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국제사회가 모두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란 듯이 발사를 했기 때문에 국제사회 입장에서는 당연히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지난 15일 항공모함 함재기를 이례적으로 서해로 출격시키며 북한 ICBM 발사를 견제해온 미국은 더 강경한 군사적 대응을 할 걸로 보입니다.
또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과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2017년과 같은 강대강 대치가 재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