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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길 일가족 덮친 비극…러시아는 참상에 '눈 가리기'

<앵커>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러시아 군의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면서 전쟁을 피해 떠나던 가족이 희생되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기 나라에서는 뉴스로 나가지 못하게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적막한 도로, 어디론가 서둘러 향하고 있는 이들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입니다.

[거기 있어요!]

모두가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일가족 가운데 엄마와 10살, 8살 남매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의식을 잃었던 아빠도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북부 소도시 이르핀에 박격포를 발사하면서 피란민 가족에게 참변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웃을 잃은 피란민들, 하지만 애도를 표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춰보려 폭파시켰던 다리는 이제 피란길의 관문이 됐습니다.

[이르핀 피란민 :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집중 포격에 민간인 대피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도 러시아 당국은 언론을 통제한 채 관련 소식들을 일절 보도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TV 채널들을 해킹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리야 벨랴코프/러시아 출신 귀화 한국인 : (러시아 방송에서는) 일단 전쟁이라고 하지는 않고요. 그것은 금기어고. (민간인 피해 영상은) 일단 다 페이크(가짜뉴스)라고 해요. 100% 다. 영상은 다 딥페이크이고, 사진은 다 포토샵이라고 하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이제 전쟁은 극복해야 할 분명한 현실입니다.

웨딩드레스도 턱시도도 없는 어느 결혼식.

[레샤 이반쉬첸코/신부·우르카이나 방위군 : 결혼식을 할 계획은 없었어요.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서 얘기해도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었거든요.]

방공호에 울려 퍼지는 소녀의 노랫소리.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를 다독이며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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