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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러 조국으로 간다"…국경 넘는 우크라인들

<앵커>

다른 나라로 향하는 피란민들이 계속 늘면서 서쪽 폴란드로 향하는 길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서쪽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와 몰도바, 헝가리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피난길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는 루마니아 시레트에도 SBS 특파원이 가 있습니다.

곽상은 특파원, 오늘(1일) 그곳 국경 마을에 도착한 거죠?

<기자>

네,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를 잇는 시레트 국경입니다.

루마니아까지는 직항 항공편이 없어서 저희 취재진은 주변국을 경유해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 내려 이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참전을 위해 조국으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먼저 이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아프리카에서 선원으로 일하는 바담 페도로프 씨는 조국의 전쟁 소식에 주저 없이 짐을 쌌습니다.

[바담 페도로프/우크라이나인 : 내 조국에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을 멈추고 푸틴을 막기 위해 뭐든 할 겁니다.]

아버지가 러시아인인 그는 러시아계를 보호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이번 침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바담 페도로프/우크라이나인 : 그들(러시아인)은 우리는 '형제'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형제를 로켓과 탱크로 침략한다고요?]

참전을 앞둔 그의 눈빛에서는 두려움이 읽히지 않았습니다.

[바담 페도로프/우크라이나인 : 두려움과 책임감이 모두 있지만,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두려움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래도 차마 노모에게는 참전하겠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바담 페도로프/우크라이나인 : 어머니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말했더라도 내 결심이 굳다는 걸 아셨을 거예요.]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총동원령이 발령돼, 우크라이나 국적 성인 남성은 국경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는 없습니다.

[바담 페도로프/우크라이나인 : 제가 가는 길은 돌아 나올 수 없는 길이죠. 그러나 이 전쟁을 멈추려면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자신들의 상황을 세상에 알려줘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그는 공항에서 만난 다른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고향 오데사로 향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 쪽으로 넘어오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국경 검문소 상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오늘 아침 날이 밝자마자 국경 검문소 앞으로 나왔는데요.

국경을 넘어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릴리아 루첸코/우크라이나 피란민 : 여기 혼자 도착했고, 부모님은 아직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 근처 고향에 계세요. 부모님이 걱정돼 마음이 무척 괴로워요.]

[보제스코 루드밀라/우크라이나 피란민 : 남편이 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키예프 병원이 연락 두절돼 친척들이 있는 루마니아로 넘어왔습니다.]

국경 검문소 앞 도로 양옆에는 피란민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구호 식량을 나눠주고 응급의료지원을 하기 위해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100m 정도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루마니아 전역에서 모여든 이들은 24시간, 교대로 일하며 난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엘리자 한가누/루마니아 자원봉사자 : 이 상황이 너무나 슬프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무척 염려됩니다. 그래서 서둘러 그들을 돕기 위해 나왔습니다.]

<앵커>

많은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발생한 피란민이 5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네요.

<기자>

네, 전쟁이 장기화하면 피란민의 숫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연합은 최대 400만 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국경을 벗어나 피란 생활에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주변국인 루마니아를 비롯해 또 폴란드 이런 나라들은 적극적으로 이들을 위해 돕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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