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27일 독일 DLF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팀과 러시아 대표팀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플뢰레 단체전 16강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경기 시작 전 "우리 가족들이 사는 도시를 폭격하고 유럽 전체를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팀과 싸울 수 없다"며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러시아는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구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펼쳐 보였습니다. 이 모습을 본 관중들과 다른 나라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응원과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표팀 선수 막심 하라브스키는 "경기 전 상대 팀과 마주보고 인사를 할 때 심판에게 '러시아와의 경기를 거부한다.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선수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정확히 듣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무고한 시민들이 죽는 등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반인륜적 범죄를 알리고 이를 멈추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전하고 싶었다"며 "폴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팀들도 우리와 함께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라브스키는 또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 매일 떨리는 손으로 뉴스를 본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 한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전역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회를 취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포츠 현장에서는 '러시아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와 스웨덴, 체코는 러시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플레이오프 경기 보이콧을 선언했고, FIFA는 러시아의 국제 경기 개최 및 국가명·국기·국가 사용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국제체조연맹(FIG), 국제유도연맹(IJF) 등은 러시아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취소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DLF_Sport' 트위터, 'cheungkalonggggg'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