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확진자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면서 재택치료자는 12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말만 재택치료지, 실제로는 혼자 알아서 하는 '셀프치료'라고 말합니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환자들 목소리, 박수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먼저 확진된 남편과 함께 집에서 격리를 하다가 본인도 양성 판정을 받은 A 씨.
하지만 확진 이후 나흘이 지나도록 방역당국에서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받은 것이 없습니다.
[A 씨/재택치료 환자 : 열도 많이 나고 아팠는데요. 몸살처럼 많이 아팠는데, 어떻게 하라 뭐 이런 안내 문자를 받은 게 하나도 없거든요.]
산소포화도 측정기 같은 기본 건강 관리 도구도 받지 못해서 몸 상태도 정확히 파악할 방법이 없습니다.
[A 씨/재택 치료 환자 : 집에 기존에 있던 비상약 같은 거 먹고요. 남편이 받았던 약 남은 거 그걸 이용해서 먹었는데….]
몇 번을 전화를 걸어서 겨우 연결된 보건소 직원은 황당한 답변만 내놨습니다.
[A 씨/재택치료 환자 : 약을 빨리 받고 싶어서 그러니 빨리 조치를 취해달라고 이야기를 드렸는데, 친척분들이나 약을 배달해줄 수 있는 다른 가족은 없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셨거든요.]
재택치료 환자는 11만 8천여 명으로 하루 만에 1만 3천여 명 증가했습니다.
하루 7천 명 정도씩 늘다가 갑자기 2배가량 늘어난 것인데, 앞으로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속도를 재택치료 관리 확충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고위험군 환자들마저 방치되고 있습니다.
[고위험군 환자 아들 : 단 한 통도 전화를 받은 적이 없어요. 담당자가 누군지, 며칠을 격리해야 하는지… 되게 불안해하시죠. 왜냐하면 본인이 기저질환(대장암) 환자라는 걸 알고 있고.]
동네 병원과 의원의 재택치료 참여율이 더딘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정부는 동네 병원과 의원 1천여 곳이 코로나 검사와 치료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참여는 절반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신속항원검사만 진행 중인 곳이 많아, 한계에 이른 보건소의 재택치료 관리 부담을 덜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정용화, CG : 이종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