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살인 피의자 된 아내,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 살해?…화성 니코틴 사망사건 '추적'

화성 니코틴 사망사건, 자살일까, 살인일까?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닉샷, 김장 그리고 미숫가루 - 화성 니코틴 사망사건'이라는 부제로 화성 니코틴 사망사건을 조명했다.

화성의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이화영 씨는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공방을 운영하며 봉사단체 활동까지 하는 그는 집에서는 좋은 아내이자 엄마로 남들의 눈에는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그가 남편의 살인 피의자가 되었다는 것.

지난해 5월 그의 남편은 돌연 사망했다. 지병이 없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화영 씨는 병원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했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그러나 남편이 사망한 지 두 달 뒤 밝혀진 사인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했다.

남편의 사망 원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편 박선호 씨가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하자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아내 이화영 씨가 시판되는 전자담배용 니코틴 액상에 불법으로 니코틴 농도를 높인 닉샷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고, 이 씨 앞으로 된 1억여 원의 채무, 그리고 남편 박 씨의 사망보험금이 1억 원 이상이라는 사실에 경찰은 이 씨를 지난 11월 박 씨의 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하지만 이 씨는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특히 이 씨의 동생은 언론에 알려진 내용 중 잘못된 사실이 많다며 제작진을 직접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매형이 자살 시도도 했다며 자살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 씨의 동생은 매형인 박 씨가 이 씨의 외도 사실과 채무에 괴로워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봉사단체에서 이 씨와 만나 3년여 외도를 했다는 백 씨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특히 그는 박 씨의 휴대전화로 자살을 암시하는 검색 기록이 있다며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박 씨의 친구들은 자살 가능성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친구들은 "가정을 지키려고 운동 꾸준히 하고 술 담배 끊고. 자식 때문에라도 자살은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직장 동료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자살에 대한 어떤 증후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

경찰은 현장에서 자살과 관련된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검색 이력에 대해서는 "남편이 응급실에 실려 간 날 밤에 남편의 휴대전화로 부인이 직접 문자 등을 보낸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에 부인이 언제든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박 씨가 아닌 이 씨도 충분히 박 씨의 휴대전화로 검색을 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만난 박 씨의 친구는 이 씨가 구속된 직후 그의 가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이 씨의 동생은 박 씨가 담배 피운 것을 본 사람을 찾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또한 친구는 박 씨가 지난 몇 년간 직장 외에 배달 알바를 했다고 했다. 대기업의 협력회사에 근무했던 그의 월급은 평균 270만 원. 배달 알바비까지 하면 한 달 수입은 400여만 원인데 그는 용돈 50만 원만 제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내에게 송금했다.

그리고 박 씨의 지인들은 박 씨 가족이 경제적으로 풍족해 보였다며 경찰 조사 결과와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는 박 씨의 아버지도 알고 있었다.

박 씨의 아버지는 매번 여러 가지 용도로 목돈을 보냈다. 이에 그의 아버지는 경제적인 것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것은 믿을 수 없었다. 한 번은 박 씨가 아버지가 준 2억여 원으로 지방의 땅을 샀다며 매도 문서를 전송해왔다.

이에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매도 문서를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매도 문서의 토지는 박 씨의 소유가 아니었고, 해당 토지는 오랜 시간 거래된 적이 없었던 것.

경찰은 박 씨에 대해 " 다른 재산도 없고 땅을 살 정도의 형편이 못 됐다. 그리고 모든 재산은 이화영이 관리했다"라며 땅도 아파트도 없다고 했다. 그에 반해 이화영에게는 1억 원 이상의 채무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화영은 살해 혐의 외에 사기 혐의도 추가된 상황. 그는 박 씨의 사망 후 박 씨의 휴대전화로 300만 원을 대출받았다.

박 씨는 밤낮으로 일했지만 재산은 아버지가 증여한 토지뿐이었던 것. 이에 박 씨의 아버지는 "며느리가 내가 준 돈을 다 썼다면 4, 5억이다. 그 돈을 다 어디에 쓴 거냐"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이 씨의 지인은 이 씨가 백 씨와 함께 활동하던 봉사단체에서 상당액의 지출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단체의 대표이자 이 씨의 내연남인 백 씨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해 박 씨의 자살 소동은 자신 몰래 아내가 대출한 사실을 연이어 알고 홧김에 벌인 일로 보고 있었다.

전문가는 "여러 다른 금전 문제가 발생했는데, 보험금을 노린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고 결혼 생활 이후의 금전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보험금은 부수적인 것. 이 범행 과정에서 본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일부에 불과하다"라며 보험금 외에 지나온 과거의 금전적 문제를 덮는 것도 충분한 범행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니코틴은 반감기는 약 2시간으로 만약 아침에 마신 미숫가루에 니코틴이 들어 있었다면 퇴근 시간 즈음에는 모두 배출이 끝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밤 10시가 넘었을 때도 증상 악화가 된 것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그 사이에 어떤 니코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19를 부르기 얼마 전 니코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던 박 씨의 곁에는 이 씨가 없었다. 이 씨는 내연남과 몇 번의 통화 후 뒤늦게 응급실에 아이와 함께 도착했다. 그리고 이 씨는 구급차가 오기 전 박 씨에게 미음을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입원 2시간 뒤 퇴원한 박 씨. 만약 미음에 니코틴이 들어있어도 퇴원 당시 몸 안에 니코틴 농도는 절반 이상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씨는 퇴원 6시간 뒤 돌연 사망했다.

집으로 돌아간 박 씨는 복통에 화장실에 가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구급대가 출동한 당시 이미 박 씨의 전신에는 사후강직이 육안으로 드러났다. 이에 그의 사망 시간은 새벽 3시쯤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아내 이 씨는 새벽 2시 살아있는 남편을 마지막으로 목격했다 주장했다.

전문가는 부검 당시 혈중 농도보다 사망 당시 혈중 농도가 높을 수 있다며 사망 당시 혈중 농도는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농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병원에서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 니코틴의 추가 노출이나 추가 투여가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박 씨의 친구들은 이 씨가 박 씨가 퇴원한 후 약을 중탕해서 줬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당시 박 씨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중에는 중탕이 가능한 액체가 없었다. 이에 백 씨는 이 씨가 소화제 등을 사서 박 씨에게 먹였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는 "니코틴의 톡 쏘는 맛을 숨기기 위해 소화제 안에 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고 했다. 사망 당일 선호 씨가 먹은 것은 모두 아내 이 씨가 건넨 것들이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