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형식적으로 보면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 사면권을 제한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긴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아침 KBS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사면권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제한 뒤,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국민의 의지도 변화하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경우에도 과거의 원칙이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한다"고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앞서 사면 발표 당일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심했다고도 털어놨습니다.
이 후보는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도 더 크게 져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며,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저는 안 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저희가 내는 그런 의견과 국민의 목소리, 역사적 책무 등을 다 합쳐서 그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라며, "그런 상태에서 저희가 뭐라고 논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저에게도 '탈당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지지한다' 등 문자가 몇 개 온다."라면서, "실망스럽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주변 분위기를 알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특히 건강을 많이 고려하지 않으셨을까 싶다"라면서, "건강 문제가 심각한 사태로 진행됐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하면 상당히 걱정된다."라고 문 대통령의 결심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사면 논의는 전혀 사전에 들은 바가 없다면서, "워낙 예민한 사안이고 저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폭풍, 여러 갈등 요소 등을 대통령께서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것 아닌가 싶다"고 자신의 의견도 밝혔습니다.
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관련해서 사전에 통화했느냐는 질문에는 "일반적 이야기는 하는데 구체적인 박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는 한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현상이라고 하는 건 언제나 위기 요인 또 기회 요인도 있고, 유불리가 혼재하는 것인데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도 과연 전체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지 불리하게 작동할지는 잘 판단이 안 서고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