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초강력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를 강타하면서 인명피해가 적지 않았는데 주택 지하 욕조통 안으로 피했던 아기 두 명이 토네이도와 함께 날아가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토네이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한 곳인 켄터키주 홉킨스 마을.
토네이도가 가까워진다는 소식에 클라라 루츠 씨는 맡아서 돌보고 있던 손자 둘을 데리고 집안 지하실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리고는 각각 15개월과 3개월 된 손자들을 욕조통으로 대피시키고 담요와 베개, 성경책 한 권을 함께 넣은 뒤 토네이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강력한 토네이도가 집을 삼켰고 지하실의 욕조통도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클라라 루츠/할머니 : (토네이도에) 욕조가 들리더니 내 손에서 벗어났습니다. 잡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할머니는 욕조 물탱크에 머리를 부딪쳐 다쳤지만 지하실까지 파괴된 잔해 속에서 필사적으로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클라라 루츠/할머니 :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저 신에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되돌려 달라고 비는 것밖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결국 욕조통은 뒤뜰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는데, 다행히 그 밑에 두 아이 모두 있었습니다.
3개월 된 아기는 뒷머리에 큰 타박상을 입었지만 기적처럼 둘 다 무사했습니다.
[클라라 루츠/할머니 : 막내 손자는 머리를 다쳤지만 우리는 피가 나는지도 몰랐어요.]
지난 10일 미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수십 개의 토네이도로 켄터키주 75명을 포함해 모두 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