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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ATM 급해" 다짜고짜 시비 건 경찰, 피싱범 잡았다

"나 ATM 급해" 다짜고짜 시비 건 경찰, 피싱범 잡았다
▲ 당시 현금 인출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정 경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러 가던 한 경찰관이 현금인출기 위에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던 보이스피싱범을 기지를 발휘해 붙잡았습니다.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 28분쯤 부스터샷을 맞으러 가던 연제경찰서 소속 정 모 경감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 앞을 지나가는데 한 남성이 5만원 권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고 있었습니다.

정 경감은 이 남성이 주머니에서도 현금을 꺼내 입금하는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범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먼저 112에 신고한 뒤 시간을 끌어야겠다는 생각에 현금인출기 문을 두드렸습니다.

"내가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입금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정 경감이 따져 묻자 남성은 당황하며 입금을 멈추고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인근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보이스피싱 전달책 A(20대)씨를 붙잡았습니다.

수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에게 가로챈 2천400만 원 중 200만 원을 현금인출기로 송금한 상태였습니다.

정 경감은 경찰 생활 35년 중 26년을 수사부서에서 근무하고 정년을 1년 앞둔 노장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베테랑 경찰의 매의 눈으로 보이스피싱범을 붙잡고 피해자의 소중한 돈도 돌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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