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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뇌 수술 했는데 군 면제가 아니다? (ft. 기자 군대썰)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면 예후가 중요할 텐데 뇌종양 제거 수술받고도 군 면제가 안 됐다니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의 팩트체크 사실은, "뇌 수술받고도 군 면제 안 되나요"입니다. 팩트체크 시작합니다.

일단 병역판정 신체검사 규칙부터 찾아봤습니다. 종양이 생긴 위치, 크기, 예후 등에 따라 급수를 다르게 해놓고 있습니다.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3급 현역 복무까지도 가능하게 돼 있네요.

병무청에도 물어보니까 글 올린 남성 같은 사례가 더러 있다고 합니다. 사실은팀이 옛날 판결문도 뒤져봤는데, 뇌종양 제거 수술을 했더라도 4급을 적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사실은팀은 뇌종양 수술받아도 군 면제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 현역 복무 가능성이 있기는 하기 때문에, '절반의 사실'로 판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판정하면 끝일까요. 왜 청년들은 위 사연에 공분했을까요.

군은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해 현역병 입영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대표적인 게 신체검사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었습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 : 현역 판정 기준을 2014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해 현역병 입영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체력 기준이 완화될수록 청년입장에서는 군사고 위험성은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군 의료체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가 낮다는 데 있습니다.

잠깐 제 군대 시절 이야기 하나 할게요. 이등병 때 어금니를 심하게 앓았거든요. 눈치 보여서 외진 간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고요, 휴가 나가서 병원 갔더니 신경 치료하고 금니 만들고 하면 휴가 복귀를 맞출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군 생활 내내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었습니다.

군 제대하고 나서야 금니 씌었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겉보기에 나 고생했다는 식의 군대 모험담 같지만, 결국, 군 의료 체계에 대한 불신이 공통적으로 깔렸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군 의료체계 개선 속도가 신체검사 기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런 문제 제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군 당국도 정보의 사실성 여부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진 청년들의 정서를 먼저 주목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청년들도 마음 놓고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SBS 사실은팀은 단순히 사실과 거짓 판정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다양한 층위를 풀어내는 팩트체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SBS 사실은 치시면 팩트체크 검증 의뢰하실 수 있습니다. 요청해주시면 힘닿는 데까지 팩트체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팩트체크 사실은 이경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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