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겨울의 진객이라 불리죠. 요즘 강원도 동해안에는 도루묵이 제철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도루묵을 잡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가 하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 해안가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밤이 깊은 강원도 고성의 한 바닷가, 갯바위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바다에 연신 통발을 던집니다.
한참을 있다가 끌어올리자 알을 낳으려고 찾아온 도루묵이 담겨 올라옵니다.
많을 때는 한 번에 몇십 마리씩 잡히다 보니 2~3시간 만에 커다란 플라스틱 통이 가득 찹니다.
[도루묵 잡이 관광객 : 이것도 안 들어오다가 조금 시간 지나서 (들어와요) 많이 잡을 때는 여기 통에다가 7~8개 잡았어요.]
하지만 어두운 밤 위험한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됩니다.
커다란 테트라포드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빠졌어. (괜찮으세요?) 예, 괜찮아요.]
파도가 갯바위를 넘어도 개의치 않습니다.
[도루묵 잡이 관광객 : 불안하긴 한데 최대한 조심 최대한 조심히 안전하게.]
인근의 또 다른 해변에는 관광객들이 텐트까지 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도루묵 잡이 관광객 : (재미로 잡는 수준 이상인 것 같은데요?) 근데 사람 욕심이 어디 그래요? 남 갖다 주더라도 더 잡으려고 그러지.]
다음 날 아침 갯바위와 해변에는 타다 남은 불씨 속에서 쓰레기가 여전히 타고 있고, 백사장과 갯바위 틈바구니 곳곳에 온갖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불에 그을린 흔적도 그대로입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입니다.
음료수와 술병에서부터 입다 버린 옷과 고기를 구워 먹는 데 쓰인 도구들까지 그대로 두고 갔습니다.
해양경찰이 불법 어획을 단속하기로 했지만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의식 변화가 더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