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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3일에 3백" "부르는 게 값"…수의사법 개정, 달라질까?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0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비를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더라고요. 이것을 보면 그동안 반려동물 진료비가 너무 비싸다, 문제가 많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았다는 반증 같은데 좀 문제가 있는 것이죠, 지금? (네, 혹시 앵커님은 반려동물 키우시나요?) 아닙니다. 저는 안 키우고 있습니다. 혹시 한 기자는 키우십니까?

<기자>

저 같은 경우는 저희 부모님이 고양이랑 강아지를 지금 키우고 있는데, 항상 하시는 말씀이 "병원비가 사람보다 많이 든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오늘 이 주제 가지고 나오면서 도대체 얼마나 병원비가 많이 나오는지, 몇 년 전에 키우던 개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반려인과 톡 인터뷰를 한번 해봤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가고 있는 '뭉치'라는 강아지인데요, 지난 2018년에 숨지기 전에 3일간 병원 신세를 졌는데, 당시 병원비가 무려 300만 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초음파 검사에 간과 담낭이 안 좋아서 수술을 했다고 하고요. 평소에도 한번 병원에 갔다 하면 20~30만 원은 쉽게 나온다고도 했습니다.

이것이 뭉치만의 문제는 아니죠.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를 해봤더니, 동물병원에서 한번 내는 진료비가 평균 8만 4천 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최근에 눈병이 걸려서 안과를 갔는데 병원비가 약값 합쳐서 1만 9천 원 정도가 나왔었거든요. 확실히 사람보다 병원비 더 나온다는 말 나올 만하죠.

심신의 안정을 주고, 자식 같다는 반려동물이지만 10명 중 8명이 진료비 부담스럽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앵커>

아니, 반려동물 진료비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한 기자 설명 들으니까 진짜 많이 나오는 듯싶네요. 그런데 이게 더 좀 이상한 것이 병원비가 병원마다 다 다르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동물병원 진료비 "부르는 게 값이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같은 진료라도 진료명이 통일이 안 돼 있고, 진료비를 구성하는 방식도 다 달라서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물병원 수가 4천600곳이나 되거든요. 그런데 병원마다 진료비 다 제각각이어서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렇게 진료비가 다르니 반려인들은 발품 팔아가며 가격을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또 진료비를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도 불만 사항이죠.

실제로 동물병원에 불만사항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이 이 부분이기도 했고요. 또 동물병원에 바라는 점도 '진료비 게시'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저희가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수의사법 개정안까지 발의가 됐고 통과까지 된 것이군요. 그 내용이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네, 진료비를 사전에 공개해야 된다, 이런 내용을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이 말씀하신 대로 어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반려인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인데요, 내용을 좀 살펴보자면 먼저 수술 같은 중대 진료를 할 때입니다.

동물병원 개설자는 예상 진료 비용을 미리 동물 주인한테 알려야 합니다. 다만, 진료 과정에서 비용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잖아요. 이럴 경우에는 진료 이후에도 알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수의사 같은 경우에도 사전에 진단명, 진료의 필요성, 후유증 같은 내용을 안내하면서 서면으로 동의까지 받아야 하고요.

진찰이나 입원, 예방 접종, 검사를 할 때도 진료 비용을 게시해야 하고, 이것을 초과해서 비용을 못 받게 했습니다. 또 질병명이나 진료 항목 같은 것이 지금까지 통일되지 않았잖아요. 이것을 표준화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니까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도 좀 앞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기자,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저희도 의료비가 부담스러우면 보험 들어놓고 보험에서 상쇄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반려동물은 그런 보험이나 이런 것이 없습니까? 혹시 있는데도 많이 안 드는 것입니까, 어떤 겁니까?

<기자>

펫 보험이 있기는 한데요, 현재 국내에 반려동물이 900만 마리나 되는데, 보험에 가입된 동물은 3만 마리, 그러니까 0.3%밖에 안됩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7개 보험사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고요. 보장률이 50%와 70% 두 종류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본인 부담 30~50%로 높잖아요.

그런데 또 매월 내야 되는 보험료가 낮지 않습니다. 4만 원대 정도 되더라고요. 이러니까 반려인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죠.

실제로 왜 보험을 들지 않느냐 물었더니, 보험료도 비싸고 또 그것에 비해서 주요 질병이 보장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그래서 펫 보험 가입하느니 차라리 적금 드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 보니까 보험이 활성화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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