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로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저희 취재진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인데, 그 안에는 성차별적 표현이 수두룩했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목욕탕을 배경으로 한 게임 영상.
게임 시작 전, 먼저 자리를 잡는데 한 남성 캐릭터가 여탕으로 향합니다.
[여탕 지분은 일단 내 것이다]
이어서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지나?"라는 자막이 뒤따릅니다.
교복을 입은 10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영상에서는 윗옷을 벗은 남성의 몸을 만져보거나,
[아 뭔가 안이 궁금해. (뭐? 안이 궁금해?)]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습니다.
[가둬두고 싶어요. 아무도 못 보게.]
남학생들은 여성의 몸을 보고 평가합니다.
[살면서 이런 경험이 있나 싶을 정도로…. 계속 가운데에 눈이 가네. 어.]
이 영상, 조회수는 무려 130만 회에 달합니다.
한 시민단체가 아동·청소년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 78개를 두 달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성차별적 내용이 담긴 게 절반입니다.
횟수로 따지면 400차례.
한 영상에서는 8분 동안 90차례 성차별적 표현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최윤영/목동고등학교 2학년 : 잘못된 인식이 박히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솔직히 말하면 보기 약간 껄끄러울 수도 있고.]
문제는 이런 영상들이 별다른 제재나 감시 없이 청소년들에게 버젓이 노출된다는 겁니다.
[정희진/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 건전한 성교육 콘텐츠가 상위 노출되기보다는 이런 재미나 흥미 위주의 구독자 수가 높은 영상이 먼저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요. 호기심으로 보다가도 계속해서 영상 알고리즘이 형성되다 보니까.]
높은 조회수를 노리며 영상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번지는 상황, 전문가들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왜곡된 성인식이 퍼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승희/총신대학교 외래교수 :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는 굉장히 친근감을 줘요. '나도 이런 행동, 이런 말투 해도 이상하지 않겠네'라는 게 공식화가 되면서….]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