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유명 고교 야구 감독이 학부모로부터 입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금품을 건넸던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부정청탁 사실을 밝혔는데, 어찌 된 일인지 학교는 감독 감싸기에 급급했습니다.
유병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유명 사립고 야구부 A 감독은 B 선수의 학부모로부터 대학 진학을 청탁받으며 잇따라 금품을 챙겼습니다.
지난 2월 현금 300만 원을 시작으로 3월엔 추가로 1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A 감독은 투수인 B 선수에게 단 0.2이닝만 던지게 했고, 결국 B 선수는 대학 진학 기준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학부모는 학교를 찾아 입시 청탁 사실을 스스로 밝혔는데, 학교 측의 대응이 황당했습니다.
학부모 측에 따르면 교장은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지 않겠냐"고 물으며 감독과 합의를 권했고, 같은 날 감독은 B 선수를 불러 아버지에게 합의를 설득해달라고 종용했습니다.
참다못한 학부모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그제야 학교 측은 감독에게 1개월 직무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뒤 감독과 학부모를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감독은 학부모에게 자신의 차량 수리비와 근조 화환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감독이 약 1천900만 원을 학부모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부모를 회유한 적은 없고, 감독에게는 이미 징계를 내렸으며 사법적 판단을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A 감독은 SBS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