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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헤드락 · 메치기'로 도둑 잡은 시의원, 알고보니 암 투병

한밤중 절도 용의자를 맨손으로 잡은 용감한 시민이 화제입니다.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지체 없이 달려든 이 시민은 지방의원으로, 1년 6개월째 대장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충남 절도범 잡은 시의원
옷 훔쳐 달아나던 남성 잡은 공주시의원

대장암 앓는 의원, 맨몸으로 절도범 '헤드락 · 메치기' 제압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충남 공주시의회 이창선(62) 의원.

이 의원은 지난 13일 밤 9시쯤 자신의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의원은 "그간 여러 차례 '집에 도둑이 들어 비싼 코트 등을 잃어버렸다'는 이웃주민의 말이 생각났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골목에 숨어 수상한 남성을 유심히 지켜본 이 의원은 남성이 셔터가 조금 열려있는 이웃집 창고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5분 뒤, 이웃집 창고에서 빠져나온 남성의 손에는 겨울용 점퍼 1개가 들려있었습니다.

절도범이라고 판단한 이 의원은 지체 없이 남성에게 달려들어 팔로 목을 감고 힘껏 붙잡아 땅바닥에 메다꽂았습니다.
 

▲ CCTV에 찍힌 당시 상황

이 의원은 대장암을 앓고 있어 몸이 불편한 상태였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범인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의원은 "신고 후 경찰 출동이 지체되는 와중에 용의자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 안 되겠다 싶어서 순간적으로 쫓아가 몸싸움 끝에 붙잡았다"며 "용의자 덩치가 제법 크고 힘이 세서 제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절도 용의자는 공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남성으로 이 의원을 향해 "죽여버리겠다"며 협박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불구속입건할 방침입니다.
 

'무술 유단자' 이창선 의원, 항암 치료만 48차례

절도 용의자를 홀로 단숨에 제압할 수 있었던 건 이 의원의 용맹한 정신 외에 남다른 운동신경도 한몫했습니다.

대장암을 앓고 있는 이창선 의원은 공주시태권도협회 회장과 충남도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장 등을 역임, 태권도 · 검도 · 유도를 섭렵한 유단자입니다.

1년 6개월 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현재까지 항암 치료만 48차례 받은 이 의원은 "항암 치료 중이어서 기력은 없지만, 범죄 현장을 보고 모른 체할 수 없었다"며 "절도 용의자가 점퍼를 훔친 것으로 보아 형편이 어려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아는데, 성치 않은 몸으로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몸을 걱정하기보다 이웃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용감한 시민정신은 주위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별명은 '의지의 사나이'…올해만 벌써 선행 세 번째

이 의원의 선행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지난 7월 행사 참석을 위해 차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자 곧바로 차를 세운 뒤 달려가 응급 처치를 도왔습니다.

교통사고 현장에 뛰어들어 응급 처치를 도운 공주시의회 이창선 의원과 오희숙 의원이 도착한 구급대에 환자를 인계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공주시 웅진동 아트센터 고마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충남도 무형문화재축제 도중 80대 노인이 쓰러진 것을 목격하자, 응급 처치를 도운 뒤 119 구급대에 인계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가 본격 가동된 지난 4월 15일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백제체육관을 찾아 백신 접종을 앞둔 시민들에게 예방수칙과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예방법을 설명하는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의 이동을 도우며 극복에 힘을 보탰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백제체육관을 찾아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는 공주시의회 이창선 의원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고 있다.

암 투병 중에도 의사 일정을 단 한 차례도 빼먹지 않고 소화해 '의지의 사나이'라는 찬사를 받는 이 의원은 지난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당선돼 제4대 공주시의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스킨스쿠버 구조활동을 하며 생명을 구하는 일에 헌신했고, 기초의원 당선 이후 스킨스쿠버 활동은 접었지만 화재 또는 사건사고 현장은 어디라도 마다 않고 달려가 고통 받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이창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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