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일하던 20대가 지붕 위에 올라가 환풍기를 교체하다가 11미터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전문 업체에 그 일을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회사가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던 건데, 경찰은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8일 오전, 경북 포항의 한 폐기물 재활용 공장.
환풍기 수리 작업에 투입된 28살 A 씨가 11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심하게 부식돼 종잇장처럼 얇아진 채광창을 밟고 떨어진 겁니다.
헬멧과 안전대는 착용했는데 정작 추락을 막을 '안전줄'은 연결돼 있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관계자 : 작업 발판은 설치가 안 됐고요. 추락방망도 설치가 안 됐고. 안전대 걸이 설비는 설치는 돼 있는데 적정하게 설치됐는지….]
평소 지붕 위 작업을 무서워했다는 A 씨.
[함지원/A씨 친형 : 제 동생이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겁이 많아서 한번 올라가고 나서도 '정말 회사 가기 싫다, 올라가기 싫다' 그렇게 이야기해도….]
내부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도 '전문 업체에 맡기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합니다.
[김길호/장 동료: 근데 계속하라고 하니까. (A도)'사람 한 명 죽어봐야 정신 차리겠지' 이렇게 이야기했었거든요.]
업체 측은 공사 기간이 짧고 규모도 작아 직원들을 투입했다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업체 관계자 : 회사가 좀 어려운 건 사실이었고. 근데 그렇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은 일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고요.]
올해 전반기에만 지붕 위에서 공사하다 추락해 숨진 노동자는 26명.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었습니다.
지붕이 깨지는 등 파손으로 인한 추락 사고가 절반 가까이 됩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 : 지붕 공사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공사다보니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업체의 안전조치 준수 여부와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이찬수,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