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식산업센터'라는 정부가 만든 아파트형 공장이 있습니다. 정보통신산업 육성을 위해 작은 업체에 좋은 조건으로 시설을 빌려주는 건데, 이곳에서 엉뚱하게 가상화폐 채굴이 벌어지고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호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9년 도입된 '지식산업센터'는 정보통신 분야의 영세사업자에게 저렴한 임대료와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아파트형 공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전기료 등의 부담이 적어 저렴하게 채굴할 수 있다는 글까지 인터넷에 넘쳐나는 상황.
채굴업이 관련법상 정보통신산업이 아닌데도 속이고 입주하는 겁니다.
경기도 한 지자체의 현장 점검에 동행해 봤습니다.
일부 사무실 전기료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온다는 제보를 확인합니다.
[담당 공무원 : 가상통화 채굴 관련해 어떻게 이걸 예방할까 그 차원에서 나온 거기 때문에 협조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센터 측은 문제의 사무실이 어딘지 조차 알려주기를 거부합니다.
[담당 공무원 : 만약 유출하게 되면 그분들이 이제 항의 들어온다고. 저희가 가도 문 안 열어 주고 그래요.]
상황이 이러다 보니 최근 3년간 전국 지자체에서 센터 내 채굴 업장이 적발된 건 단 1건뿐.
지난 1월 산업부가 보낸 센터 입주업종 단속 요청 공문에도 실제 후속 조치를 취한 지자체는 전국에서 5곳에 불과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 : 전 호실을 다 파악하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이주환/국민의힘 의원 (국회 산자위) : 본래 취지에 맞도록 운영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2018년에는 국가산업단지 내 센터에서 채굴장 25곳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산업부는 입주 단계부터 채굴업자를 걸러내고, 공익신고센터를 설치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