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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비 못 받자 '의인 행세'…들통난 그날의 거짓말

<앵커>

몇 년 전 러시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불이 나자 일행들을 구하고 뒤늦게 탈출해 크게 다쳤다는 한국인 여행객이 있었습니다. 정부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기까지 했는데, 모두 거짓이란 게 들통나 결국 구속됐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8년 1월 29일, SBS 뉴스 : 러시아 바이칼 호수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불이 나서 우리나라에서 여행 간 네 명이 다쳤습니다.]

지난 2018년 1월, 러시아 이르쿠츠크 알혼섬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한국인 8명이 투숙했는데,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중 A 씨는 다른 한국인들의 탈출을 도운 뒤 마지막으로 나오다 2층에서 뛰어내려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선행시민 표창장'도 받았습니다.

겪었던 일로 책도 쓰고 강연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A 씨/작가 : 갑자기 1층에서 불이 난 겁니다. 다른 방에 들어가서 그분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같이 탈출하려다 보니까 제가 제일 마지막이었어요. 출입구는 불에 타서….]

A 씨는 의상자 5급으로 선정돼 1억 2천여 만원의 보상금을 받았고, 대기업으로부터 의인상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적이 완전히 거짓이라는 익명의 제보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수사 결과 화재 당시 A 씨는 술에 취해 자고 있었습니다.

다른 일행이 A 씨를 깨웠지만 이미 불이 크게 번진 상태라 A 씨는 창문으로 뛰어내렸던 겁니다.

여행자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를 못 받게 되자 A 씨의 거짓말이 시작됐습니다.

일행들에게 가짜 진술서를 쓰게 했고 이 진술서를 정부에 제출해 의상자로도 인정받게 된 겁니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법원은 "스스로를 영웅화하고 이를 이용해 영리 행위를 하려 했는데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A 씨의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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