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유리창 청소 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를 둔 2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성금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최선길 기자입니다.
<기자>
경로당에 모인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금함을 개봉하고 모인 성금을 꼼꼼하게 정리합니다.
지난달 27일 이 아파트에서 외벽 유리창 청소를 하다 떨어져 숨진 20대 노동자의 유족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금에 나선 것입니다.
숨진 노동자가 아내와 4살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지자, 경로회를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이 정성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안길남/아파트 경로회장 : 유가족에게는 적을지언정 그래도 우리 아파트 입주민들이 애도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저금통에 모은 용돈을 가져와 모금함에 넣은 고사리손부터, 익명으로 50만 원을 기부한 주민까지 십시일반 모인 성금은 닷새 만에 650만 원을 넘었습니다.
[이하은/인천 신정초 3학년 :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되게 마음이 아팠는데 제 동생 같은 4살 아이가 있다고 해서 모금하게 됐어요.]
안전규정만 잘 지켰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라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해당 청소업체는 사고가 나기 불과 사흘 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보조 밧줄과 모서리 보호대를 구비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회사 측은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작업 속도를 높이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안길웅/한국산업로프협회 주임 : 2줄이 돼버리면 줄도 2배를 내려야 하고 묶는 것도 2배로 해야 하고 그러니까 편의상 (보조 줄 없이) 매달려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뿐이에요.]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현장 책임자 등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