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이던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한 2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리는 남성을 옆에 있던 동승자가 가까스로 제압하기는 했는데, 하마터면 고속도로에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1일 밤 10시쯤, 젊은 남성 2명이 택시에 올라탑니다.
둘 다 멀쩡히 행선지를 말하는데,
[부평역이요, 혹시 되시나요?]
몇 분 지나지 않아 운전석 뒤에 앉아 있던 남성이 갑자기 욕설을 하기 시작합니다.
[A 씨 : XXX아, XXX야, 죽을래?]
택시는 한창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이 남성은 점점 통제불능이 됩니다.
[A 씨 : 내가 이거 못 풀 거 같아? XX, 이거 푼다.]
그러다 갑자기 앞쪽으로 튀어 나가더니 운전 중인 택시기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치기 시작합니다.
제압하려는 동승자까지 뿌리치고 난동이 계속됩니다.
택시기사는 심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운전대를 꽉 잡고 운전에 집중합니다.
화가 난 동승자가 가까스로 승객을 제압합니다.
[동승자 : 갓길로 세워요. 빨리. 경찰에 신고하게.]
택시기사는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차 세울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택시기사 : 자꾸 나를 때리려 하니까 (동승자가) 제압하고 누르고 있었어요. '정신을 놓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비상등 켜고 송내IC로 나가서 112에 신고하고….]
다행히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택시기사 : 내가 조금만 운전 까딱 잘못했으면 세 사람이 다 죽어요, 잘못하면. 개죽음당하는 건데 그렇게 안 되려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운전했는데, 운전 중인 기사 폭행한다는 건 진짜 살인미수 아닌가요.]
A 씨는 긴급 체포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특가법상 운전자 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