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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88g' 국내 가장 작은 아기…생존확률 1% 뚫은 5개월 여정

[Pick] '288g' 국내 가장 작은 아기…생존확률 1% 뚫은 5개월 여정
지난 4월 불과 288g으로 태어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가 153일에 걸친 집중치료 끝에 건강히 퇴원했습니다.

오늘(6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에 따르면, 24주 6일 만에 체중 288g, 키 23.5cm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났던 조건우 아기가 지난 3일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건우는 결혼 6년 차 부부에게 찾아온 첫아기였습니다. 그런데 임신 17주 차 검진에서 부부는 태아가 자궁 내에서 잘 자라지 않는 '자궁 내 성장 지연'이 심해 생존할 가망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3월 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습니다. 의료진은 태아의 크기가 원래 임신 주수보다 5주가량 뒤처질 정도로 작은 상황이지만, 태아가 버텨주는 한 임신 주수를 최대한 늘려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4월 1일 고위험 산모 집중관찰실에 입원한 건우 어머니는 태아 폐 성숙을 위한 스테로이드와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황산마그네슘을 투여받았습니다. 하지만 태아의 심박동수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사흘 만에 응급 제왕절개로 건우를 출산해야 했습니다.

'288g' 국내 가장 작은 아기…생존확률 1% 뚫은 5개월 여정 (사진=연합뉴스)

예정일보다 15주 앞서 세상에 나온 건우는 폐포가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조차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건우는 곧바로 기관지 내로 폐 표면활성제를 투여받은 뒤에야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의료진은 아기가 하루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태어날 당시의 체중 288g을 거꾸로 한 '팔팔이(882)'라고 불러줬습니다.

건우는 여러 번 생명의 고비를 맞았지만, 매번 놀라운 기적을 보여줬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되던 날 심장이 갑자기 멎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긴급 소생술을 받으며 생존해냈습니다.

건우 어머니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건우에게 모유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 함안의 자택에서 병원으로 오는 차 안에서 모유 유축을 하며 다섯 달 동안 왕복 700km의 거리를 오갔습니다.

'288g' 국내 가장 작은 아기…생존확률 1% 뚫은 5개월 여정 (사진=연합뉴스)

의료진과 가족들이 한마음이 되어 곁을 지킨 덕분에 건우는 생후 80일쯤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고 체중도 1kg을 넘어섰습니다. 생후 4개월 중반에는 인큐베이터를 벗어났고, 생후 5개월에 다다랐을 때는 체중이 2kg를 넘으며 건강을 찾았습니다.

건우는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주치의인 김애란 어린이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건우는 생명의 위대함과 감사함을 일깨워준 어린 선생님이었다"고 전했습니다.

'288g' 국내 가장 작은 아기…생존확률 1% 뚫은 5개월 여정 (사진=연합뉴스)

400g 이하 체중의 초미숙아가 생존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 따르면 400g 아래로 태어나 생존한 미숙아 수는 현재 286명입니다. 건우는 전 세계에서 32번째로 작은 아기로 등재될 예정입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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