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불을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극적으로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힘을 합친 국제사회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출국 예정이었던 육상 선수 라소울리와 태권도 선수 쿠다다디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출전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아프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꿈꿨던 쿠다다디는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쿠다다디/아프가니스탄 장애인 태권도 선수 :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싶습니다. 제 손을 잡아주세요. 도와주세요.]
즉각 전 세계가 힘을 모았습니다.
호주 등 여러 나라가 협력해 23일 선수들을 카불에서 프랑스 파리로 구출했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 IPC는 바로 다음 날 개회식에 선수단이 없는데도 아프간 국기를 입장시키며 '연대의 뜻'을 드러냈습니다.
철통같은 보안 속에,
[아리안 사디키/아프가니스탄 선수단장(지난 25일) :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연락할게요. 미안합니다.]
선수들은 카불을 탈출한 지 6일 만인 어젯(28일)밤, 무사히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IPC는 선수들과 첫 만남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크레이그 스펜스/국제패럴림픽위원회 대변인 :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그 공간의 모두가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것은 놀라운, 정말 놀라운 만남이었습니다.]
아프간 선수단은 성명을 통해 도움을 준 국제 사회와 세계태권도연맹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조정원/세계태권도연맹 총재 : 당연한 일을 했는데요. 태권도 정신 자체가 어려운 약자를 돕고 하는 것이 크기 때문에.]
아프간 선수들의 극적인 참가는 "감동으로 하나가 된다"는 이번 대회 모토를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겁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