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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남태평양 바닷물, 칠레 대가뭄 유발"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남태평양 바닷물, 칠레 대가뭄 유발"
기후변화가 부추긴 남태평양의 이상 수온 상승이 수천㎞ 떨어진 남미 칠레의 대가뭄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국기상학회의 학술지 기후저널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바닷물 이상 온도 상승인 '블롭' 현상과 그로 인한 가뭄에 일정 부분 책임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롭'(blob)은 주변 바닷물보다 표면 온도가 높은 온수대를 가리킵니다.

뉴질랜드 동쪽 남태평양에는 미국 전체보다도 큰 거대 블롭이 있는데, 이곳의 수온은 40년 전보다 1.5도가 높습니다.

블롭 주변 바닷물의 온도가 같은 기간 0.2∼1도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온도 상승이라고 논문은 밝혔습니다.

블롭의 열기는 바다 위 공기의 온도도 높이고, 이 뜨거운 공기가 바람을 타고 칠레까지 가서 건조한 날씨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2020년(왼쪽)과 2021년 안데스 산맥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칠레에선 2010년부터 10년 넘게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안데스산맥의 눈이 사라지고 강과 저수지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논문 공동저자인 칠레 산티아고대의 레네 다리오 가로드는 "블롭 면적이 남태평양 전체의 3%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민감한 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블롭이 자연적으로 생성됐다 소멸되기도 하지만, 남태평양 블롭은 이례적으로 오래 지속되고 온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소의 앤드레이어스 프레인은 로이터에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대가뭄을 더욱 심화한다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역사적으로 이런 극심한 대가뭄이 마야문명이나 명나라의 몰락을 부추겼다"고 말했습니다.

미 콜로라도대의 해양기후학자 딜런 어메이야는 블롭이 수천㎞ 떨어진 곳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기후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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