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탈레반 장악 위기에 주민 패닉 · 공항엔 탈출 인파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공세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마저 곧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지 지역 사회가 공황에 빠졌습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공격이 임박하면서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외국으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전날 카불 남쪽 11km 지점까지 진격해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미 아프간 전체 34개 주 주도 가운데 25개를 차지하는 등 탈레반은 카불 외 다른 대도시를 대부분 점령한 상태입니다.

탈레반은 외부에서 카불로 연결되는 4개의 큰 도로 가운데 남쪽 풀-이-알람에서 올라오는 도로 등을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잘랄라바드로 연결되는 동쪽 도로까지 차지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로 탈레반이 공세를 이어간다면 나머지 도로도 막혀 카불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공항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터미널 밖 주차장에 마련된 항공권 판매 창구에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늘어섰습니다.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 캄 에어 등 현지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편은 이미 다음 주까지 예약이 꽉 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붕괴 위기 목전에서 카불 주민은 달러 사재기와 앞다퉈 현금 인출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전날 카불 은행이 달러를 찾으려는 사람들로 혼잡을 이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프가니/달러 환율이 지난주 80아프가니에서 100아프가니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