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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발개발 쓴 협박 쪽지…'악필' 때문에 은행털이 실패

괴발개발 쓴 협박 쪽지…'악필' 때문에 은행털이 실패
영국의 60대 퇴직자가 은행을 찾아가 창구 직원에게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 메모를 전달했는데 워낙 악필인데다 은유적인 표현을 쓴 바람에 은행 직원이 이해하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범인은 CC TV 추적 등을 통해 범행 4개월 만인 최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67살 앨런 슬래터리 씨는 지난 3월 18일 오전 영국 서식스주 이스트본에 있는 한 은행 지점에 들어가 창구직원에게 자신이 직접 쓴 협박 메모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글씨가 워낙 엉망이라 직원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고 돈을 꺼내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슬래터리 씨는 조용히 빈손으로 은행을 나왔습니다.

메모에는 '당신의 차단막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냥 10과 20을 건네라. 다른 고객들을 생각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10과 20은 10파운드 지폐와 20파운드 지폐를 의미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떠난 뒤에야 간신히 메모 내용을 이해한 은행 직원들은 슬래터리 씨가 강도를 시도한 것임을 알아채고 그제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차 범행에 실패한 슬래터리 씨는 이후 2주일 동안 똑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은행털이(?)를 시도했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다른 은행 지점에서는 직원이 위협 메모를 이해한 까닭에 바로 우리 돈 380여 만원에 해당하는 지폐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범행에서는 강도 같지 않은 외모를 하고 있었던 그에게 직원들이 저항하는 바람에 다시 미수에 그쳤습니다.

앨런 슬래터리 (사진=영국 서식스주 경찰 제공, 연합뉴스)

경찰은 범행 현장 안팎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분석해 슬래터리 씨가 2차 범행 직후 탔던 버스를 알아내고, 그를 추적해 검거했습니다.

강도 및 강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징역 4년에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비록 어설펐더라도 은행에서 돈을 뺏으려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라며, 그 심각성이 형량에 반영돼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영국 서식스주 경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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