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부서진 벽 속 '히틀러 초상화'?…폭우 피해로 때아닌 발견

기록적 폭우가 덮친 독일의 한 주택에서 숨겨져 있던 나치 시대 유물이 대량 발견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4일 영국 더 타임스 등 외신들은 독일 서부 도시 하겐에서 폭우로 망가진 친척의 집을 수리하다 예기치 못하게 유물을 발견한 세바스찬 유르트세벤 씨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폭우 피해가 휩쓸고 간 이모 집을 치우던 유르트세벤 씨는 눅눅해진 집 벽을 수리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벽 뒤에 의문의 갱도가 있었고, 심지어 그 안에는 히틀러 초상화, 방독면, 고장 난 권총, 나치 휘장 등 대량의 나치 시대 물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에 해당 집을 매입한 가족들도 이러한 갱도와 유물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르트세벤 씨는 "홍수가 이렇게 엄청난 발견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 소름이 돋았다"고 놀란 심정을 전했습니다. 현재 해당 유물들은 조사를 위해 하겐 시 기록보관소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해당 유물에 대해 "1945년 4월 미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기 전에 나치 관련자들이 건물 틈새에 이 물건들을 급히 버리고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는데,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나치의 복지 담당 기관 인민복지기구(NSV)의 지역 본부로, 당시 식량과 방독면 등을 배급하고 전시에 아이들을 시골로 대피시키는 임무를 수행한 곳이었습니다. 

발견된 유물 중에는 당시 이 지역 임산부 현황이나 식량 배급 등의 기록이 담긴 문서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랠프 블랭크 하겐 기록보관소장은 "NSV가 무료급식, 건강검진, 어린이 예방접종 등의 복지사업을 통해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NSV에 대한 원본 자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발견"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랭크 소장은 "1943년 당시 1천 7백만 명의 추종자를 거느렸던 NSV가 지역 사회에서 어떤 활동을 벌였는지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발견된 유물 중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부 문서는 하겐 시립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Hagen Documentation Center'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