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5)와 그의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6)가 2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이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약 175조 원에 달하는 빌 게이츠의 재산을 분할하는 데 동의했으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은 이날 빌 게이츠 부부의 결혼 생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다"며 두 사람의 이혼을 최종 승인했다고 경제 전문 매체 폭스 비즈니스 등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5월 3일 결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3개월 만입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결혼 생활 27년 만에 완전히 갈라서게 됐습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법원 서류를 인용해 빌 게이츠 부부가 재산 분할 계약에 동의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재산 분할을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평가하면서 계약서 조건에 따라 재산을 나누라고 명령했습니다.
분할 계약서는 재산과 채무, 이혼 절차에 든 법적 비용 등을 어떻게 나눌지를 규정하는 문서입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재산이 많은 부자로, 현재 1천520억 달러(174조9천520억 원)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재산 분할 외에 빌 게이츠가 멀린다 게이츠에게 별도로 지급해야 할 생활비(spousal support)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폭스비즈니스는 재산 분할 논의를 시작할 때 양측이 법률팀까지 보강하며 분쟁에 대비했으나 "원만한 합의에 도달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이 석 달 전 이혼을 발표했을 때 재산 분할 등에 대한 혼전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으나 법원 문서를 확인한 결과, 혼전 합의서는 없었다고 연예 매체 TMZ가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게이츠 부부는 법원이 승인한 재산 분할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 내용은 비공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분할 계약에 따라 멀린다 게이츠가 확보한 재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 발표 직후 24억 달러(2조7천600억 원) 가치의 4개 회사 주식을 빌 게이츠로 넘겨받았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적이 있어 그 이후로도 재산 분할 절차는 계속 진행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당시 멀린다 게이츠가 양도받는 주식은 멕시코 코카콜라 펨사 2천580만 주, 멕시코 방송매체 그루포 텔레비사 1억5천540만 주, 자동차 거래업체 오토네이션 294만 주, 캐나다국립철도 1천410만 주입니다.
두 사람은 3명의 자녀를 뒀으나 모두 미성년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녀 양육권이나 양육비에 대한 내용은 법원의 이혼 확정 문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또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지만, 법원에 개명을 요청하진 않았습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는 1987년 교제를 시작해 1994년 결혼했으며, 2000년 세계 최대 규모인 민간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이혼 발표 당시 재단 공동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했으나 이제 이혼이 확정됐기 때문에 재단 운영에서도 갈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습니다.
이혼 발표 이후 빌 게이츠는 MS 직원과의 불륜설 등 잇단 추문에 휩싸였고, 빌 게이츠 대변인은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며 불륜 의혹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