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첫 금메달은 양궁에서 나왔습니다. 새로 생긴 혼성 단체전에서 대표팀 막내 17살 김제덕 선수와 20살 안산 선수가 해냈습니다.
첫 소식,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초속 2미터가 넘는 바닷바람이 변덕을 부렸지만, 안산과 김제덕 선수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코리아 파이팅!]
17살 김제덕은 힘찬 기합과 함께 기세를 올렸고, 20살 안산은 냉철한 표정으로 과녁 정중앙을 노렸습니다.
준결승까지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던 두 선수는 네덜란드와 결승전에서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2세트에서 안산의 마지막 화살이 10점에 꽂히며 균형을 맞춘 뒤 3세트까지 따내 역전을 시켰습니다.
4세트가 드라마였습니다.
네덜란드가 3연속 10점으로 압박하며 마지막 발을 9점 이상을 쏴야하는 긴장되는 순간, 안산은 침착하게 마지막 화살을 9점에 꽂아 승리를 확정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입니다.
환호해줄 관중은 없었지만, 두 선수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안산/양궁 국가대표 :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고요. 김제덕 선수와의 합도 정말 좋아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사실 어제 좀 꿈을 꿨습니다. 좋은 돼지꿈이나 용꿈은 아니고 일단은 뱀꿈을 꿨는데, 뱀이 여러 마리 있더라고요. '이건 좋은 기운이다'라고만 생각하고 '일단 열심히 노력해야 되지' 해야 메달을 따는 거니까.]
방역 수칙에 따라 두 선수는 직접 금메달을 집어들고 서로의 목에 걸어줬고, 도쿄 하늘에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퍼졌습니다.
대표팀은 이번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양궁 전 종목 금메달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