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몇 달 전 세종시 아파트 특별 공급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 제도가 결국 폐지됐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공공기관 특별공급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7년 전 부산으로 옮긴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아파트 특별 공급을 받고서도 부산에서 근무를 전혀 하지 않은 직원이 20명 가까이 되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가 보이는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2017년 분양 당시 일반 청약 경쟁률은 228 대 1이나 됐고, 현재 시세는 분양가보다 세 배 넘게 올랐습니다.
[수영구 공인중개사 : 맨 앞 동 기준으로는 (시세가) 17억 5천(만 원). 인기는 굉장히 많아요. 찾는 손님들은 많은데 지금은 팔려고 안 하시니까….]
지난 2014년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직원 23명은 이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두 명은 이후 정작 부산에선 근무하지 않았습니다.
부산 강서구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17년 직원 64명이 이곳에 특별공급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7명은 그 이후로 한 번도 부산에 근무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특공을 받은 캠코 직원은 모두 489명.
하지만, 절반 가까운 206명은 현재 부산 아닌 다른 지역에 근무하고 있거나 회사를 떠났습니다.
특공만 받아놓고 그 이후 부산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직원도 19명이나 됩니다.
부산으로 캠코가 이미 이전한 뒤에 입사한 직원에게도 혜택을 줬는데, 한 2017년 입사자는 입사 열흘 만에 특공을 받았고 현재는 퇴사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특공을 받는 자격을 이전하는 지역의 부서 근무자나 이전 대상 업무 담당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캠코는 전 직원이 지역별로 순환 근무하기 때문에 특공 당시 근무 지역 등과 무관하게 자격이 된다고 해명했습니다.
[전강수/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 규정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고 말도 안 되게 적용해서 혜택을 누리는 그런 쪽으로 움직인 거죠.]
SBS 취재가 시작되자 캠코는 특공을 받은 다른 지역 근무자들을 순서에 따라 부산으로 인사 발령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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