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연인이었던 육군 장교한테 여러 달에 걸쳐서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습니다. 저희가 피해자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남성이 구속되기 직전까지도 폭력과 2차 가해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먼저,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최현주 씨는 게임을 하다가 만나 연인 사이가 된 육군 중위 A 씨에게 데이트폭행을 당했습니다.
[최현주 (가명) : 껴안으려고 하고 키스하려고 하고 또 옷도 좀 이렇게 하는… 그래서 제가 밀치고 '하지 말라'고. 절 잡고 구석으로 몰아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지난 3월 헤어지자고 말한 뒤 폭행이 더 심해져 경찰에 신고했는데, 취소하라는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최현주 (가명) : '어떠한 방법이라도 써서 복수할 것이다' (신고) 취소를 안 할 수 없었어요. 전화가 11통이 넘게 왔고.]
도망치듯 고향 집으로 돌아왔지만, 남성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늦은 밤, 예고 없이 집 앞에 찾아오기 일쑤였습니다.
[최현주 (가명) : 목을 엄청 조르고, 뺨을 때리기 시작한 거죠.]
영상을 퍼뜨리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말합니다.
[최현주 (가명) : 이 휴대전화를 잡고 '왜? 신고하게? 너 신고하면 (성관계 영상을) 다 뿌릴 거야.']
접근금지가처분신청 절차를 밟는 동안에도 A 씨는 계속 찾아왔고 심지어 A 씨 가족과 변호사로부터 합의와 용서를 구하는 연락을 수십 차례 받아야 했습니다.
"배고프니 밥 한 끼 먹자", "사건 얘기 안 할 테니 바람 쐬자"는 등 갖가지 이유를 댔습니다.
[최현주 (가명) :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남겨놓고. 저희 집 문 앞에 서 있는 거 보고 미치는 줄 알았어요. 진짜 손이 발발 떨리고….]
결국 군검찰이 A 씨를 구속한 뒤에야 집착과 협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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