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리틀야구단 감독이 어린 선수들에게 폭력을 일삼아 징계를 받고도, 아이들을 계속 지도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상한 징계 규정 적용 때문입니다.
배정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리틀야구 경기장에서 욕설이 터져 나옵니다.
[야야야, 뭐 하는 거야 쟤. 똘박 XX야, 야! XX야. 아 진짜 환장하겠네.]
[아 지X을 한다. 진짜 짜증 나는 XX]
[야 이리 와 XX야. 야! 뭐해. XX아. XX 완전 멍청한 XX네.]
목덜미를 밀치며 위협까지 하는 이 사람은 경기도 한 리틀야구단의 김 모 감독입니다.
[당시 리틀야구단 선수 : (제가) 살짝 못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아파트에서 뛰어내려서 죽으라는 얘기를 했어요.]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리틀야구연맹은 김 감독에 대해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징계 기간인 지금도 같은 팀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연맹 규정상 출전 정지 징계는 공식 경기에만 적용될 뿐 훈련 지도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김 감독/경기도 OO시 리틀야구단 : (징계받고 훈련을 시키는 게 괜찮은 건지?) 출전 정지를 6개월을 받았고요. 출전 정지는 (훈련과 상관없이) 감독이 대회 출전 정지를 받은 겁니다.]
결국 감독을 피해 팀을 떠나는 선수들까지 생겼습니다.
S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연맹은 뒤늦게 훈련도 지도할 수 없게 하는 '자격 정지'로 징계 수위를 높일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원준/한국리틀야구연맹 사무총장 : 그 당시에 민원인이 제출했던 필요한 서류들이 미흡해서 (결정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추가 보완된 자료를 가지고 다시 검토를 하겠다….]
연맹의 미흡한 초기 대응으로 어린 선수들만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최호준·전경배,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