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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사육곰, 이틀째 행방 묘연…"이러니 탈출할 수밖에"

<앵커>

어제(6일) 경기 용인 사육장에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탈출해 아직 한 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런 사육곰 탈출 소식은 잊을만하면 들려오곤 하는데, 오래된 국내 사육곰 관리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몸무게 60kg 세 살짜리 어린 곰 두 마리.

어제 오전 3.3제곱미터 남짓한 우리가 좁아 도망쳤습니다.

한 마리는 어제 사살됐고, 이틀째 행방이 묘연한 다른 한 마리도 발견되면 죽음을 맞이할 처지입니다.

수색팀 20여 명이 농장 반경 3km 내 야산을 집중 수색했지만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효구/곰 수색대원 : 흔적도 없고 그래. 어제 비가 오니까 흔적이 없어졌고….]

국내 사육곰은 전국 농가 27곳에 398마리가 있습니다.

사육 곰의 역사는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한뉴스 1557호(1985년) :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 대체효과도 얻을 수 있는, 수입 가능한 야생동물입니다.]

곰을 수입해 길러 돈을 벌라던 정부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수입과 거래를 중단시켰습니다.

현재 정부는 10살 이상 사육 곰만 도축해 웅담을 팔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습니다.

[탈출 곰 농장주 : 수입해 올 때 농가 소득차원에서 좀 활성화 시키려 했는데, 웅담 뺀다고 그때부터 이게 특수 감시대상 품목으로….]

사료 등 관리비용 부담 때문에 대부분의 사육장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박은정/녹색연합 녹색생명팀장 : 개선 명령이나 이런 것들이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탈출 사고가….]

환경부는 사육곰을 장기적으로 없애겠다는 목표로 번식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농장은 사육 곰을 빼돌려 불법 증식시킵니다.

이번에 탈출한 곰도 마찬가지로 추정됩니다.

불법 증식된 곰을 국가가 몰수한다 해도 보호할 시설이 없는 게 문제였는데, 환경부는 처음으로 전남 구례군에 곰 보호시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곰을 사육하는 국가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입니다.

인간의 욕심과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국내 사육곰은 평생 한 평 철창에 갇혀 살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 CG : 심수현·한정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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