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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위험물 싣다 실명…머나먼 산재 적용

<앵커>

이렇게 일터에서 위험한 상황에 쉽게 노출되는데도 화물차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이 숨지고 또 다치는지, 우리나라에는 그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정부가 그들에 대해서 산업재해 적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10년 차 화물차 기사 장상규 씨는 2년 전, 25t 시멘트 트레일러를 운전한 지 두 달 만에 한쪽 눈이 실명되는 큰 사고를 겪었습니다.

석회석 공장에서 석회 가루를 차에 싣던 중 폭발이 일어난 겁니다.

[장상규/화물차 기사 : 순간 이게 빵 터져서 제가 이제 뒤집어썼어요, (석회) 가루를. 차에서 떨어져서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하고 외치고 있는데 아무도 근처에 없더라고요, 사람이.]

가까스로 화장실에서 눈을 씻어냈지만, 고통은 더 심해졌고 차로 기어가 직접 119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각막 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장상규/화물차 기사 : 눈알이 정말 불타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때문에 그게 굉장히 고통스럽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석회 가루가 물과 만나면 열 반응을 한다더라고요.]

매달 380만 원씩 화물차 할부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세 차례 수술과 실업으로 빚이 쌓였고, 뒤늦게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결국 개인회생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장상규/화물차 기사 : 대출을 받아서 할부를 다시 메우고, 그런 악순환이 시작됐는데. (산재 인정돼 받은 게) 휴업 급여로 한 500만 원 정도, 요양비 급여로 한 100만 원 정도. 제가 손해를 본 금액에 비해서는 굉장히 작은 금액이죠.]

재작년부터 장 씨 사례처럼 화주가 기사에게 상하차 작업을 떠넘겨 사고가 날 경우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부터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에 대한 산재 적용이 확대됐는데 일부 화물차 기사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화물 운송에만 적용되면서 전체 화물차 노동자 40만 명 중 7만 5천 명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심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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