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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살 없는 감옥"…마지막 면담서 극심한 고통

<앵커>

한편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 관련해 피해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며칠 전, 외부 상담 기관과 면담한 기록을 저희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거듭된 2차 가해로 괴로워하면서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하소연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김혜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공군 A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사흘 전인 지난 5월 18일 민간 기관과 상담한 기록입니다.

"창살 없는 감옥 같았다."

성추행 피해 직후부터 가해자와 같은 부대, 20전투비행단 관사에서 보낸 청원 휴가 기간 두 달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해 후유증을 묻는 질문에는 자살 충동, 살인 충동, 공포, 분노 등 11가지의 모든 항목에 표시했습니다.

공군중사 A사건 면담 기록

내 탓을 하며 비난하고, 잊어버리는 게 좋겠다며 덮자고 하고, 자신에게 합의 종용을 시도한 사람들은 '부대 상사들과 가해자 부모'라고 적시했습니다.

이런 2차 피해를 진술할 때는 "상담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상담자는 기록했습니다.

"무급 휴가를 쓸 경우 피해 사실이 노출될까 걱정"할 정도로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군으로부터 사실상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상담자는 "A 중사가 치료비와 상담료를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고 호소해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법에 "무료 상담과 의료지원 규정이 있다고 알려줬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상담자는 공군이 사건 직후 성폭력 피해 전문 상담소로 A 중사를 즉각 연계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환/A 중사 유족 측 변호사 : 피해자가 부대 내에 머물면서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받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군의 피해 지원) 안내조차 정상적으로 받지 못한 점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유족 측은 조만간 이 기록을 국방부 합동수사단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오늘(6일) 정의당은 유족 측이 제기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즉각적인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정성훈, CG : 강유라·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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