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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이재영 · 이다영 복귀설에 '시끌'…혼돈 빠진 흥국생명

[라커룸S] 이재영 · 이다영 복귀설에 '시끌'…혼돈 빠진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 KOVO 창설 이래 '선수 등록'이 이렇게 뜨거운 감자가 된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선수 등록 이슈가 연일 배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은 어제(28일) 오후 5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영·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언론에 알릴 계획이었습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두 선수를 KOVO에 등록해 구단의 고유 권리인 보류권을 행사하려고 한다. 곧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 등록'이 복귀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과를 받아주고,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쌍둥이 자매의 코트 복귀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오후 5시가 넘어서도 구단의 입장 발표는 없었습니다. 이어 구단 측은 "입장 발표가 힘들 것 같다. 죄송하다"는 연락을 남겼습니다. SBS 취재 결과 구단 실무자가 위와 같은 내용의 보도 자료를 작성해 고위 관계자에게 결재를 올렸는데 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쌍둥이 자매의 선수 등록 여부에 대해 내부의 입장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걸로 해석됩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 2월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시즌 도중 코트를 떠났습니다. 흥국생명 구단은 자체적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고,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다영의 그리스행 소식을 전했던 에이전시 CAAN (사진=CAAN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지난 11일 이다영이 그리스 리그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구단은 '우리도 아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는데, 알고 보니 흥국생명 구단이 해외 진출을 함께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학폭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다영의 해외 진출은 힘든 모양새가 됐습니다.

해외 진출 논란이 사그라지자 이번엔 쌍둥이 자매에 대한 선수 등록 이슈가 배구계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이 KOVO 이사회에서 두 선수에 대한 등록을 언급했고, 복귀설이 돌면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흥국생명 구단은 '선수에 대한 구단의 권리'를 강조했습니다. 선수 등록을 하지 않으면 두 선수는 FA 신분이 되기 때문에 선수에 대한 보류권을 행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배구 팬과 언론은 '선수 등록 = 복귀'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흥국생명의 대처를 감안하면 '선수 등록 = 복귀'는 무리한 해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폭 이슈가 터졌을 때 구단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았습니다.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뒤늦게 내렸지만 여론은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습니다.

선수에 대한 보류권 행사는 구단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비난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쌍둥이 자매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 화해,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구단의 권리만 주장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로 보입니다. 어제 발표하려던 보도 자료의 내용대로 "피해자가 사과를 받아주고,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쌍둥이 자매의 코트 복귀는 없다"고 못 박는다면 구단의 선수 등록은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 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흥국생명은 보도 자료 발표를 유보했고, 논란의 불씨만 더 살렸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에 대한 권리와 비난 여론 사이 혼돈에 빠진 모습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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