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병력 접종 마칠 수 있게 하겠다"…약속보다 두 배 더 온 얀센 백신
하지만 막상 미국이 보낸 백신을 물량을 보니 얀센 백신 101만 회 분량으로 결정돼 있었습니다. 코로나 브리핑에 나온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100만 회 분량의 백신을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발송을 공식화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지원 백신이 거의 두 배가 됐기 때문에 당연히 환영할 일이었지만, '바이든이 저렇게 말하지는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얀센 백신 수백만 회 유통기한 종료 위기"…한국 온 백신 유통기한은?
백신 인수 실무 협상을 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6월 말이면 유통기한이 끝나는 백신을 보내면 기한 내에 접종이 가능하냐"고 사전문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 문의에 우리 정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회신을 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얀센 백신 접종을 20일까지 끝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통기한 내에 전부 소진이 가능한 겁니다. 백신 접종 신청도 18시간 만에 마무리될 정도로 얀센 백신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을 넘겨 백신이 버려질 가능성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접종 인프라와 준비 상황 감안해 백신 두 배 지원한 것"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백신은 접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걸 미국의 백신 재고 떨이 정도로 폄하하는 일부 반응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이런 식의 비판은 코로나 극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물량을 가져다 순식간에 자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일부 국가는 가져가도 버릴 수밖에 없을 테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유통기한 내에 있는 백신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져다가 접종하겠다는 걸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차피 몇 달이 지나면 우리나라에도 주문한 백신이 속속 도착하면서 미국처럼 백신이 남아돌게 될 건 거의 확실한 상황입니다. 당장 급한 시기에 백신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왔다는 건 그만큼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미국 약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면서 3시간만 빨리 와서 맞을 수 없냐는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시간 넘기면 버려야 하는데 와서 맞아줄 수 없냐는 요청에 바로 가겠다고 해서 접종을 했었습니다. 보관 시한이 몇 시간 남은 백신도 효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백신 안 맞고 버티는 미국…유통기한 임박한 재고로 쌓이는 백신
어제 중학생 큰 아이 2차 백신 접종을 위해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접종소에 갔더니 성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 학생들이 와서 백신을 맞고 있었습니다. 오늘 워싱턴DC 사무실 근처 약국에 들러봤더니 백신 맞는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약국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나마 접종자도 청소년밖에 없어서 재고는 화이자로만 갖다놨다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청소년 접종은 화이자만 긴급사용승인이 났습니다). 모더나도 청소년 접종이 곧 승인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8세 이상에만 접종 가능한 얀센 백신은 갈수록 재고가 더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입증됐고, 극히 드문 혈전 부작용까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된 상황에서 얀센 백신이 간절히 원하는 국가에 가지도 못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로 쌓인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