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태현(25)은 오늘(1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해자 여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처음부터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며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 살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피해자 A 씨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토킹하다가 지난 3월 23일 A 씨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 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범행 도구를 훔치고 갈아입을 옷 등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종이상자를 미리 준비한 뒤 A 씨 집에 물품 배송을 가장해 현관문을 두드리고 숨어있다가 A 씨의 여동생이 배송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려 문을 열자 위협해 집 안으로 침입한 뒤 살해했습니다.
그는 집 안에서 기다리다가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한 A 씨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이후 집에 돌아온 A 씨마저 살해했습니다.
김 씨는 범행 후 A 씨의 집에 있는 컴퓨터에 접속하고, A 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차례 접속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본 뒤 대화 내용과 친구 목록을 삭제했습니다.
법정에 온 피해자 유족 측은 발언 기회를 얻어 "사람 3명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며 "인간도 아니고 인간쓰레기조차 아니다"라며 엄벌을 요구했습니다.
김 씨는 재판 진행 내내 정면을 바라보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김 씨에게 살인·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월 27일 구속기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