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는 증오 범죄로 보이는 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아시아계 여성이 피해자였습니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증오 범죄 방지법을 통과시켰지만,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뉴욕에서 김종원 특파원입니다.
<기자>
길거리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걸어갑니다.
잠시 후, 맞은편에서 오던 노인의 얼굴을 느닷없이 주먹으로 때립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공격에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노인, 주변에는 다른 행인들도 있었지만, 폭행 가해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유유히 걸어 현장을 떠났습니다.
피해자는 범행이 벌어진 동네에서 40년간 살아온 75세 중국계 여성으로,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코뼈가 부러지고 두 눈에 멍이 들어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찰은 범행 다음 날 히스패닉 계인 용의자를 체포해 증오 범죄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미 하원을 통과한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방지법에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지만, 아시아계를 향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또 벌어진 것입니다.
[낸시 펠로시/미 하원 의장 :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방지법은 증오 범죄에 맞서는 힘을 더 강하게 해 줄 것입니다. 아시아계 가정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을 편협한 폭력으로부터 지켜 줄 겁니다.]
올 들어 뉴욕에서 신고된 아시아계 상대 증오 범죄는 지금까지 86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방지법 통과에 이어 조만간 아시아계 차별반대 행정명령에도 서명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