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농수로에 버린 혐의로 20대 남성이 어제(29일) 붙잡혔습니다. 누나가 잔소리를 해서 실랑이하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또 범행 이후에는 어머니를 속이기 위해서 누나가 살아 있는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안동에서 붙잡힌 A 씨는 어젯밤 늦게 강화경찰서로 압송됐습니다.
[왜 살해하셨어요? 안동은 왜 가셨습니까, 수사 피해서 도망가셨습니까?]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넉 달 전 함께 살던 인천 아파트에서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열흘 정도 옥상에 방치하다 강화도 농수로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누나와 자주 다퉜는데 잔소리를 듣고 실랑이를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A 씨는 누나의 SNS 계정을 이용해 누나가 살아 있는 척하며 가족과 경찰까지 속였습니다.
딸과 소식이 끊긴 어머니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하자 누나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처럼 꾸몄습니다.
"어디냐", "걱정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누나 계정으로 "남자친구랑 있다"며 "찾으면 집에 안 들어가겠다"고 답장한 것입니다.
이를 본 어머니가 "딸이 연락을 끊고 숨어버릴까 봐 걱정된다"며 가출 신고를 취소했고 경찰 추적까지 멈췄습니다.
그러나 이런 속임수는 A 씨를 피의자로 특정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자취를 감춘 뒤에도 메시지가 오간 것을 이상하게 여겨 추적한 끝에 A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김용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이종정·손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