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대리점까지 차려놓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주로 이용되는 차명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어 전국으로 유통한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유통총책 33살 남성 차 모 씨는 구속, 나머지 판매책 2명은 불구속해 의정부지검으로 넘겼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익명 소셜미디어인 텔레그램을 통해 외국인의 신분증을 사들여 선불 유심을 개통하는 방식으로 대포폰 2천800대를 유통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히 차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정상적인 휴대전화 개통이 아닌 대포폰을 만들어 팔 목적으로 대리판매점을 차렸습니다.
또 휴대전화 가입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해서 거래처를 통해 유심을 개통해 대포폰을 만들고 카카오톡 계정까지 만들었습니다.
차 씨는 이렇게 만든 대포폰과 계정을 대당 16만 원을 받고 팔아 약 반년간 2억 원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나머지 2명은 여권 판매업자로부터 외국인의 신분증을 받아서 유심을 개통하는 조건으로 대당 5만 원을 받고 선불 유심 100여 대를 생성해 넘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만든 대포폰이 주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팔려 이용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올 2월 경찰은 부동산 분양권을 빌미로 사기를 벌인 피의자를 수사하다가 범행에 이용된 대포폰을 추적해 지난달 11일 30, 40대 남성인 판매책 2명을 붙잡았습니다.
이어 유통총책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잠복수사를 벌인 끝에 이달 14일 부산시 금정구의 은신처에서 차 씨를 검거해 17일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차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여권 사진 2천800개와 유심칩 150개, 공기계 등을 압수했습니다.
이들이 대포폰을 만드는 과정에서 활용한 외국인 신분증 역시 불법적으로 수집된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송치한 범죄 사실 외에도 여죄 수사를 계속하면서 공범들도 붙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