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용인에 있던 경찰대학은 5년 전 충남 아산으로 이전했습니다. 경찰대학이 있던 자리는 개발 계획이 지연되면서, 지금도 몇몇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다 떠난 줄 알았던 낡은 관사에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이 간 건물 곳곳이 무너져 내릴 듯 으스러져 있습니다.
옛 경찰대학 관사로 쓰인 3층짜리 낡은 아파트입니다.
[인근 주민 : 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을 했죠. 옷가지가 널려 있더라고요. 안에요. 어떻게 거기서 살 수가 있을까 무서울 텐데.]
한동안 지켜보니 차량이 들락날락합니다.
택배까지 오는 걸 보면, 확실히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택배 기사 : (여기 사람 살아요?) 네.]
빨래가 걸려 있고 불도 켜져 있는데, 누가 살고 있는 걸까.
[아파트 주민(전 경찰대 교직원) : 여기 경찰대 직원 아니면 누가 들어와요. 여기서도 아산까지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어요. 애들 학교 문제…개인별 사정이 복잡한 게 있잖아요.]
전·현직 경찰대 교직원 16세대가 5년간 비어있는 줄 알았던 이곳에 살고 있는 겁니다.
현재 이곳 부지는 LH 소유입니다.
LH 측은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바로 철거할 건물이어서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건물은 심하게 낡았지만, 임대료 한 푼 낼 필요가 없고 돈만 내면 전기와 수도도 쓸 수 있습니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는지, 지난해에만 4세대가 슬그머니 새로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전입니다.
3년마다 받아야 하는 주택 점검 대상에 빠져 있으니 지자체도 아파트의 안전 상태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경찰대 직원 : (2016년) LH에 관리 주체를 넘겼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저희는 관여를 하지 않고 있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LH는 경찰대와 협의해 거주자에 대한 조속한 퇴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이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