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한 커플이 주유소에서 만난 배달기사에게 갑자기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남녀의 연락처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뒤늦게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주유기 앞으로 다가가는 남녀 한 쌍.
이 중 남성이 헬멧을 쓰고 주유를 하던 남성과 시비를 벌입니다.
이 남성은 다짜고짜 머리를 때립니다.
폭행을 당한 사람은 배달 일을 하던 김 모 씨.
김 씨는 처음 보는 남성이 난데없이 자신에게 폭언과 폭행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김모 씨/배달기사 (폭행 피해자) : (폭행뿐만이 아니라) 비하하고 무시하고 저 하루에 2천 원밖에 못 버는 XX라고 말하면서 욕하더라고요.]
그제(1일) 새벽 1시 반쯤 대전 유성구의 한 주유소에서 벌어진 일인데, 김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남성의 비아냥은 계속됐습니다.
[폭행 가해 남성 : 너 배달이나 해. 넌 배달의 XX이잖아? 평생.]
동행한 남성의 폭행과 폭언을 말리던 여성도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김 씨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겁니다.
[동행 여성 : 당신은 그럼 저 만졌잖아요?]
경찰이 신원 파악을 위해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았지만, 실제 그 번호가 맞는지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출동 경찰 : 혹시 휴대전화 가지고 계세요? (차에 있어요. 차에….)]
그들이 제공한 전화번호는 가짜 번호였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모 씨/배달기사 (폭행 피해자) : 신원도 확인 안 돼 있는 상태이고, (타고 온) 차도 대포차 같더라고요. (경찰이 확인한 차량 명의자는) 그 사람(폭행 가해자)보다 어린 친구더라고요.]
경찰이 부랴부랴 신원 파악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거짓말에 속아 폭행 가해자로 신고된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