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직원 관리와 감독이 그동안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내용을 저희가 하나 단독 취재했습니다. LH 한 직원이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 드러나 지난해 파면됐습니다. 회사 내부 정보를 넘겼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는 상황이었지만, LH는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았습니다. 파면된 그 직원은 현재 부동산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남양주 왕숙1지구 북쪽에 맞닿은 129만㎡ 부지.
이곳은 남양주 진접지구입니다.
정부는 이곳에 주거복지로드맵의 일환으로 1만 가구 정도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토지 보상은 거의 끝났고, 신혼희망타운과 공공임대 등에 대한 사전 청약이 오는 7월 시작됩니다.
LH 남양주사업단에서 이 지역 토지 보상업무를 담당하던 노 모 씨는 한 부동산개발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29차례 280만 원쯤을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가 국무조정실에 적발됐습니다.
LH는 지난해 6월 임직원 행동강령 등 위반을 이유로 노 씨를 파면했습니다.
노 씨가 미공개 내부 정보를 업체에 건넸는지 조사가 필요했지만, LH는 업무 연관성 등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며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노 씨가 LH 직원임을 내세워 보상액을 잘 받게 해주겠다며 지주들에게 해당 부동산회사와 업무대행계약서를 체결하도록 유도했다고 증언합니다.
[지주 : 이 분이 LH 직원이잖아요. 직원이고 실질적으로 힘이 있었다고요. 진접2지구에서. 친한 사람들은 노 회장이라고 불러요, 노 회장.]
퇴사 이후 노 씨는 부동산업체를 운영하며 이 지역 지주들을 상대로 여전히 대토 컨설팅 등을 하고 있습니다.
[노 모 씨/전직 LH 직원 : (지금은 무슨 일 하십니까?) 중개해요. (부동산 중개?) 네. 컨설팅업체 해요. 지나간 얘기 더 하고 싶지 않으니까. 알고 왔으면서 뭘 자꾸 더 물어요?]
[지주 : LH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자기가 미리 어떤 필지가 될지를 자기는 알잖아요. 자기네랑 계약한 지주들은 자기가 뭘 작업을 해서 그 필지가 (대토로) 지정되게끔 해준다고….]
허술한 조사에, 온정적 처분이 이런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성일,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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