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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잿더미 만든 승려 "서운해서 술 마시고 불질렀다"

<앵커>

전북 정읍에 위치한 내장사 대웅전이 어제(5일) 완전히 불에 타 잿더미가 됐습니다. 승려가 서운함에 술을 마시고 불을 지른 건데, 천년고찰인 내장사 대웅전은 4번이나 불에 타 사라지는 아픈 역사를 남겼습니다.

JTV 주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화염이 정읍 내장사 대웅전을 집어삼켰습니다.

불은 2시간 반 만인 어젯밤 9시 10분쯤 완전히 꺼졌지만, 목제 건물인 대웅전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천년고찰을 이루던 나무 기둥은 보시다시피 모두 검게 그을렸고 바닥에는 부서진 기왓장들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새카맣게 타버린 소화기가 당시 상황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말해줍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50대 승려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 승려는 어제저녁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신고했습니다.

석 달 전부터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머문 승려는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 술을 마시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수행승으로 생활하면서 조금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가 봐요. 자신이 좀 홀대를 받았다든가….]

내장사 대웅전이 불길에 사라진 건 이번이 4번째입니다.

정유재란과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데 이어 지난 2012년 누전 추정 화재로 사라졌다가 시민 성금과 예산 25억 원으로 복원됐는데 9년 만에 방화로 또 수난을 겪었습니다.

[대우 스님/내장사 : 또 참화로 지켜내지 못하고 소실된 데 대해서 참 뼈아픈 아픔을 느끼고(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방화범으로 붙잡힌 승려를 최고 수위로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안상준·김양호 J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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